1월 18일부터 25일까지 세계 각지에서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을 지냅니다. 몇몇 지역에서는 성령 강림 대축일(오순절) 때 이 기도 주간을 지내기도 합니다.
 올해 이 기도 주간을 위해 선택한 성경 구절은 “그리스도께서 갈라지셨다는 말입니까?”(1코린 1, 13)입니다.
 (포콜라레운동의 창설자) 끼아라 루빅은 매번 해당 성경 구절에 대한 해설을 하곤 했습니다. 이처럼 끼아라가 기여했던 바를 유지하기 위해서 2005년 1월 “그리스도는 교회의 유일한 기초입니다.”(1코린 3,11 참조)라는 성경 구절에 대해 끼아라가 해설했던 생활말씀 내용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이 생활말씀은 올해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에 제시된 성경 구절의 의미를 좀 더 깊이 이해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부겐베리아: 브라질이 원산지이며 주홍색,짙은분홍색은 꽃잎이며 꽃잎안에서 작은 흰색꽃이 핌니다.
그리스도께서 그들의 유일한 기초이심을 함께 기억합니다.   화려한 꽃잎이 흰꽃을 감싸듯 살기로 하며...
 - 사진/글   마리안젤라 님 

2014년 1월 생활말씀

“그리스도는 교회의 유일한 기초입니다.”(1코린 3,11 참조)

 유명한 무역항이며 다양한 사상의 교류로 활발했던 그리스의 대도시 코린토에 사도 바오로가 도착했을 때는 서기 50년이었습니다. 그는 18개월 동안 그곳에서 복음을 선포했으며, 장차 활짝 꽃피게 될 그리스도 공동체의 기초를 놓았습니다. 바오로 사도 이후에는 다른 이들이 계속해서 복음화 사업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이곳에서 당시 새로 그리스도교 신자가 된 이들은 그리스도 자체보다는 그리스도의 메시지를 전해 주는 사람들에게 집착하는 오류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파벌이 생겼습니다. 누군가는 “나는 바오로파다.”라고 말했고, 다른 이들은 그들이 좋아하는 사도의 이름을 들어 “나는 아폴로파다.” 혹은 “나는 베드로파다.”라고 말했습니다.

 공동체에 혼란을 가져오는 분열 앞에서, 바오로 사도는 교회를 건물이나 성전에 비유하면서, 교회를 건설하는 사람은 많지만 단 한 분만이 기초이고 살아 있는 반석이며, 그분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심을 힘주어 말했습니다.

 특별히 이번 달 그리스도인들의 일치를 위한 기도 주간 동안, 여러 교회들과 교회 공동체들은 그리스도께서 그들의 유일한 기초이심을 함께 기억합니다. 그리고 그분을 충실히 따름으로써만, 또 그분의 유일한 복음을 삶으로 살아감으로써만 여러 교회들과 교회 공동체들 사이에 충만하고 가시적인 일치를 이룰 수 있음을 함께 기억하게 됩니다.

“그리스도는 교회의 유일한 기초입니다.”

 우리 삶의 기초를 그리스도께 두는 것은 그분과 하나가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곧 그분께서 생각하시는 것처럼 생각하고, 그분께서 원하시는 것을 원하며, 그분께서 사셨던 것처럼 사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우리 자신의 기초를 그분께 두고, 그분께 뿌리를 내릴 수 있을까요? 어떻게 그분과 하나가 될 수 있을까요?

 복음을 실천하면서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이시되, 육화(肉化)하신 하느님의 말씀이십니다. 그분께서 인간의 본성을 취하신 말씀이시므로 우리의 모든 삶이 온전히 하느님의 말씀으로 그 틀을 형성해 나간다면 우리는 참된 그리스도인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그분의 말씀을 살게 된다면, 아니 이보다 그분의 말씀이 우리 안에서 살게 된다면, 즉 우리가 ‘살아 있는 말씀’이 된다면, 우리는 그분과 하나가 되며 그분께 더욱 가까이 다가가게 될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더 이상 내가 또는 우리가 사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이 안에서 말씀이신 분께서 살게 되시는 것입니다. 이렇게 살면서 우리는 모든 그리스도인 사이의 일치가 실제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우리의 몫을 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육신이 호흡을 해야 살 수 있듯이, 영혼은 하느님의 말씀을 살아야 비로소 살아 있게 됩니다.

 이렇게 할 때 맺게 되는 첫 번째 결실 중의 하나로 우리 안에 그리고 우리 사이에 예수님께서 영적으로 태어나시게 됩니다. 이는 사고방식의 변화를 불러일으켜 줍니다. 곧 유럽인이든 아시아인이든, 오스트레일리아나 아메리카, 혹은 아프리카 사람이든 간에, 모든 이들의 마음속에 예수님께서 여러 환경과 개개인에 대해, 또 사회에 대해 느끼시는 것과 똑같은 감정을 갖도록 그분의 감정을 주입해 줍니다.

 삶으로 살아낸 복음 말씀은 인간적인 제약으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해 주며, 우리 안에 기쁨과 평화, 단순함과 삶의 충만함, 빛을 불러일으켜 줍니다. 또한 그리스도를 따르도록 해 줌으로써, 우리가 점차 또 하나의 다른 그리스도가 되게 해 줍니다.

“그리스도는 교회의 유일한 기초입니다.”

 복음의 모든 말씀을 요약해 주는 한 말씀이 있으니, 이는 사랑하는 것입니다. 곧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말씀이 “모든 율법과 예언서”의 골자라고 하십니다(마태오 22, 40 참조).

 사실 각각의 말씀은 인간적인 다양한 용어로 표현되었지만 모두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사랑이시기에 모든 말씀은 곧 애덕입니다.

 그러면 이번 한 달을 어떻게 살 수 있을까요? 어떻게 ‘교회의 유일한 기초’이신 그리스도께 단단히 묶여 있을 수 있을까요? 그분께서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대로 사랑하면서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

 “사랑하십시오. 그리고 원하는 대로 하십시오.”라고 한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말은 복음적 삶의 축약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왜냐하면 사랑을 할 때는 실수를 범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온전히 하느님 뜻을 실현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끼아라 루빅

 이 글은 2005년 1월에 쓰인 생활말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