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 6월 생 활 말 씀
“선을 행하는데도 겪게 되는 고난을 견디어 내면, 그것은 하느님에게서 받는 은총입니다.” 베드로 사도는 복음을 실생활에 구체적으로 적용하는 데에서 드러나는 그 순수한 정신에 대해 그리스도인 공동체에 설명해주면서, 특히 각자가 처해 있는 생활환경과 신분에 대해 언급합니다. 여기서 베드로 사도는 당시 노예 신분에 속해 있던 사람들에게 이 말을 하고 있는데 신앙에로 귀의(歸依)하고 회개한 그들은 당시 사회의 다른 모든 노예들과 마찬가지로 몰이해를 견뎌내야 했고 전적으로 부당한 대우를 당해야 했습니다. 이 말씀은 넓은 의미에서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고, 주위 사람들로부터 이해받지 못하고 - 상관에게서든 동료에게서든 - 부당한 대우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처한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것입니다. “선을 행하는데도 겪게 되는 고난을 견디어 내면, 그것은 하느님에게서 받는 은총입니다.” 베드로 사도는 그들에게 이 같은 상황에서 본능적으로 일어날 수도 있는 반응을 취하지 말고 예수님께서 지니셨던 태도를 본받으라고 권고합니다. 즉, 사랑으로 답하라고 당부합니다. 오히려 그러한 어려움과 몰이해 속에서도 은총을 알아보라고, 곧 참된 그리스도교 정신을 증거해 보이도록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기회임을 알아보라고 말입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야말로, 그 어떤 것보다, 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던 사람까지도 사랑으로 그리스도께 데려올 수 있는 결실을 보게 할 것입니다. “선을 행하는데도 겪게 되는 고난을 견디어 내면, 그것은 하느님에게서 받는 은총입니다.” 어떤 이들은 이 구절이나 이와 유사한 다른 복음 구절들을 지적하면서 그리스도교 정신이 너무 지나치게 복종적인 태도를 조장(助長)한다고 비판할는지도 모릅니다. 즉 불의에 항거하는 투쟁에서 덜 적극적인 의식(意識) 상태를 조장하면서 건전한 의식을 잠재울 수도 있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부당하게 취급하는 사람들까지도 사랑하라고 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은 우리에게 불의에 대해 무감각한 사람이 되라고 하시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 정반대입니다! 그분께서는 진정으로 정의로운 사회를 어떻게 건설할 수 있는지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자 하십니다. 진정 정의로운 사회는 우리부터 먼저 사랑하기 시작하면서, 참된 사랑의 정신을 확산시킬 때, 이루어갈 수 있습니다. “선을 행하는데도 겪게 되는 고난을 견디어 내면, 그것은 하느님에게서 받는 은총입니다.” 그러면 이번 달 생활말씀을 어떻게 삶으로 실천할 수 있을까요? 우리도 오늘날 여러 가지 형태로 이해받지 못하거나 부당한 취급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이는 거친 태도, 무례한 언사, 악의에 찬 단죄, 배은망덕, 모욕, 또는 그야말로 정의에 어긋나는 불의한 행동 등 여러 모습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모든 경우에도 우리는, 예수님께서 모든 이를 위해 이 땅에 가져오신 사랑을 증거해 보여야 할 것입니다. 이 사랑은 우리를 부당하게 대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그분께서 가져오신 사랑인 것입니다. 이번 달의 말씀은, 우리가 진리와 정의로 정당하게 방어하는 경우라도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에게 주어진 첫째 의무는 상대방을 사랑하는 것임을 결코 잊지 말도록 당부합니다. 즉 상대방에 대해 새로운 태도를 취하는 것으로, 예수님께서 우리를 향해 지니셨던 이해와 포용의 마음, 자비로운 마음을 갖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할 때, 우리의 정당함을 옹호하게 될 경우에도 결코 상대방과의 관계를 끊어버리게 되지는 않을 것이며 원한이나 복수의 유혹에도 결코 빠져들지 않게 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도 예수님의 사랑의 도구로서, 우리의 이웃을 하느님께로 데려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끼아라 루빅 이 글은 1990년 5월에 쓰인 생활말씀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