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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생활말씀 “우리는 형제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성 요한은 자신이 기초를 놓은 여러 그리스도인 공동체들이 매우 어려운 처지가 됐을 때, 이 편지를 씁니다. 실제로 당시 그들 사이에는 신앙과 윤리적인 면에서 이단과 잘못된 교의가 침투해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더구나 그들은 복음 정신에 적대적이고 거친 이방인들의 사회에서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그리스도인들을 돕고자 요한 사도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즉, 형제를 사랑하는 것, 그들이 처음부터 들어온 사랑의 계명을 생활화하는 것으로서, 요한 사도는 모든 계명들이 이 사랑의 계명으로 요약된다고 봅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그들은 ‘생명’이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이는 즉, 더욱더 하느님과의 일치 안으로 들어가게 되고 사랑이신 하느님에 대한 체험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체험을 통해서 그들은 신앙을 확고히 하게 되고, 모든 위험에 대처할 수 있게 됩니다. 특히, 위기 상황에 잘 대처하게 됩니다. “우리는 형제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우리는(……) 압니다.” 요한 사도는 경험을 통해 깨달은 바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마치 ‘우리는 이를 체험했으며 손으로 직접 만지듯 느껴보았습니다.’라고 말하는 듯합니다. 이는 요한 사도가 복음화시킨 그 그리스도인들이 회개하기 시작하던 초기에 경험한 내용입니다. 곧 하느님의 계명을 실천할 때, 특히 형제들을 향한 사랑의 계명을 실천에 옮길 때, 하느님의 삶 자체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날의 그리스도인들은 이러한 체험을 하고 있는지요? 그들은 물론 주님의 계명들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것에만 그쳐서는 안 되며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십니다(마태오 5,19; 7,21; 7,26). 그러나 오늘날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은 - 이에 대해 알지 못하거나, 아니면 경험해보지 않고 단지 이론적인 지식만을 갖고 있기 때문에 - 요한 사도가 강조하는 그리스도인 생활의 이처럼 아름다운 측면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습니다. 이 측면이란 사랑의 계명을 생활화할 때, 우리가 진정 하느님께 속하게 되며 그분께서는 이에 대한 분명한 표지(標識)로 우리가 이 땅에서부터 생명, 평화, 기쁨 등을 맛보도록 해주신다는 것입니다. 이때 비로소 모든 것은 밝아지고 모든 것은 조화를 이루게 됩니다. 더 이상 신앙과 생활 사이에는 괴리가 존재하지 않게 됩니다. 신앙이 우리의 모든 행위에 깊이 스며들어 행위들 사이를 연결시켜 주고 일관성 있게 행동할 수 있는 힘이 되어 줍니다. “우리는 형제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이 생활말씀은 이웃에 대한 사랑이 우리를 하느님께로 데려가는 최상의 길임을 알려 줍니다. 우리는 모두 그분의 자녀들이므로 형제들에 대한 우리의 사랑보다 그분께서 더 마음 깊이 바라시는 것은 없습니다. 우리가 형제들을 사랑할 때 하느님께 드리는 기쁨은, 우리가 그분께 드릴 수 있는 다른 그 어떤 기쁨보다도 더 큽니다. 그리고 형제적 사랑은 우리에게 하느님과의 일치를 가져다주므로 내적인 빛이 끝없이 솟아나게 하는 샘이며, 생명의 원천이자 영신적 풍요로움과 지속적인 쇄신의 원천입니다. 이는 그리스도인 백성들 안에 암적 요인이 형성되거나 경직화되는 현상, 또는 침체 현상을 방지해줍니다. 즉 “우리가 죽음에서 벗어나서 생명의 나라로 건너가게 합니다.” 그러나 사랑이 모자랄 때에는 모든 것이 시들어 버리고 죽게 됩니다. 이로써 열정과 이상(理想)의 결여, 적당주의, 권태로움, 도피 성향, 가치관의 상실 등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 속에 그토록 널리 퍼져 있는 몇몇 현상들의 원인에 대해서도 깨닫게 됩니다. “우리는 형제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여기서 요한 사도가 말하는 형제란 누구보다도 먼저, 우리가 속해 있는 공동체의 구성원들입니다. 우리가 모든 사람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 참된 진리이듯이, 우리의 이러한 사랑은 우리와 일상생활을 함께 하는 사람들에 대한 사랑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것 역시 진리입니다. 그 다음에 이 사랑은 전 인류에게로 확장돼야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무엇보다 먼저 우리의 가족들, 직장 동료들, 본당의 교우들, 우리가 속해 있는 단체나 수도회의 회원들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형제에 대한 사랑이 여기에서부터 출발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참된 사랑이 아니며 올바른 순서를 지닌 사랑이 아닐 것입니다. 우리는 어느 곳에 있게 되든지, 하느님의 자녀들로서 한 가족을 이루도록 불리어졌습니다. “우리는 형제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이 생활말씀은 우리에게 무한한 지평을 펼쳐 줍니다. 이 말씀은 예측할 수 없는 삶의 출구들로부터 그리스도교적인 사랑의 거룩한 모험에로 나아가도록 우리를 이끌어 줍니다. 무엇보다도 특히 이 말씀은 가장 힘센 자, 가장 교활한 자, 가장 염치없는 자의 법칙과 투쟁이 합리화되며 때로는 물질주의와 이기주의로 모든 것이 마비된 듯한 오늘날 우리들의 세상에서, 우리가 주어야 할 답은 바로 이웃에 대한 사랑임을 상기시켜 줍니다. 이것이 곧, 세상을 치유할 수 있는 약인 것입니다. 우리가 사랑의 계명을 생활로써 실천할 때에는, 실제로 우리의 삶이 활력을 되찾을 뿐만 아니라 우리 주위에 있는 모든 것이 그 영향을 받게 됩니다. 이는 마치 거룩한 따스함의 파도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 그룹과 그룹 사이의 관계 안에 관통해 들어가, 차츰차츰 사회를 변화시키면서 전파되고 확산되어 갑니다. 그러면 우리 함께 이같이 다짐하도록 합시다. 우리에게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사랑할 형제들이 누구에게나, 항상 존재합니다. 이 사랑에 충실하도록 합시다. 다른 많은 이들도 그렇게 충실할 수 있도록 도웁시다. 이렇게 할 때 우리는 하느님과의 일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우리 영혼 안에서 알게 될 것입니다. 신앙은 활력을 되찾고 의혹들은 사라질 것이며 우리는 더 이상 권태로움이란 것을 전혀 느끼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삶은 희열로 충만하고 또 충만할 것입니다. 끼아라 루빅 이 글은 1985년 5월에 쓰인 생활말씀입니다. |
